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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밝아서 더 먹먹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by kooky09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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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개봉 : 2018년 3월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브루클린 프린스(무니 역), 브리아 비나이트(핼리 역),

윌렘 대포(바비 역),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 제목인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0년대 플로리다에 디즈니랜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명이자

 

플로리다 주에서 저소득층과 노숙자들의 거주지를 마련해주고자 시행된 사업명입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라는 명칭 아래 너무나 다른 두 프로젝트.


영화에서는 화려한 디즈니 랜드의 건너편에 사는 저소득층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미국의 빈부차와 여러 사회 문제들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무니




모든 아이들의 꿈과 환상의 나라인 디즈니랜드. 

하지만 디즈니 랜드의 건너편 모텔 '매직킹덤' 에 살고 있는 여섯살 꼬마 '무니'는 매우 열악하고 수많은 위험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장난감, 놀이터, 놀이동산 등 어린아이들이 누리고 즐겨야 할 어떤 것도 무니의 인생에는 없는 단어들이죠.





절친인 스쿠티, 젠시, 디키와 할 수 있는 놀이라고는


남의 차에 침을 뱉고, 가슴을 노출한 채 일광욕을 즐기는 투숙객을 훔쳐보며 놀리는 등 아이들이 하고 놀만한 놀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들 뿐입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손님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남은 잔돈을 달라고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서 신나게 나눠 먹습니다. 




자신들이 한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전혀 인지조차 못한 채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이 놓인 현실에 착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니는 이런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처지나 상황을 비관하거나 그 어떤 좌절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는 순수하며 꾸밈이 없는 초긍정 소녀였습니다.


매직캐슬의 모든 곳을 누비며 자신의 영역으로 만드는 무니.


무니는 앞으로도 어른들의 우려와 걱정을 코웃음 치며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고 씩씩한 아이가 될 거라 믿습니다.




헬리



무니의 엄마이자 미혼모인 22살 핼리는 온 몸에 문신을 하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술, 담배, 대마초에 쩔어 지내며 스트리퍼로 일을 했지만 현재는 실직 상태.


이렇게만 본다면 핼리는 분명 우리가 자라면서 배워온 올바른 어머니상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핼리는 딸 무니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줍니다.


영화의 끝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장면에서 보여지는 무니의 표정은 항상 개구지고 밝게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처한 환경에 상관없이 무니가 이토록 씩씩하고 밝을 수 있었던 건 아마 엄마 핼리만의 교육 방식 덕분이지 않았을까요.



매번 사고를 치는 무니 이지만, 핼리는 단 한번도 큰 소리로 무니를 혼내거나 억압하지 않습니다.


엄마라기 보다는 언니나 친구처럼 무니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면서 무니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생각하고 고칠 수 있도록 합니다.


사회가 핼리와 무니 모녀를 조금만 더 따뜻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 준다면 분명 핼리는 무니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두 모녀에게 서로의 존재는 너무나 각별하기에.



바비



모텔 매직캐슬의 매니저이자 츤데레 바비. 


바비는 무뚝뚝하지만 자신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무니와 핼리, 그리고 모텔 투숙객들을 돌보고 품어줍니다.


모텔의 크고 작은 일들로 늘 바쁜 바비이지만,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주시하며 지켜줍니다.


바비는 핼리와 무니 모녀를 특히 걱정하지만 과한 관심이나 참견은 하지 않는데

 

어쩌면 그런 행동들이 두 모녀를 진정응로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자신의 잣대를 대는 것 보다 바비처럼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존중해주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말 : )


처음 제목과 포스터만 봤을 때는 뭔가 명랑한 영화 일거라 생각했는데 첫 장면부터 반전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미혼모, 사회 복지, 저소득층 아이들의 실상 등을 밝은 듯 씁쓸하게 다룬 플로리다 프로젝트.


극 중 무니가 친구 젠시에게 쓰러져 있는 나무를 보며 

'저 나무는 쓰러졌는데도 계속 자라서 좋아' 라고 했던 말이 가슴에 콕 박혀있습니다. 


우리 모두 살다 보면 쓰러지고 좌절할 일이 많겠지만 주저 앉지 말고 느리더라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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