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온전한 하나의 '나' 로 존재하기 위한 이야기 <반쪽의 이야기>

by kooky09 2020. 5. 26.
반응형


반쪽의 이야기 The Half of It

넷플릭스 오리지널

감독 :  앨리스 우

출연 : 레아 루이스(엘리 추 역), 다니엘 디머(폴 먼스키 역),

알렉시스 러미어(애스터 플로렌스 역)



인간은 원래 두 사람이 하나처럼 붙어있었는데 신의 노여움을 사 둘로 나뉘어지게 되었고, 우리는 잃어버린 반쪽을 갈망하고 또 갈망하며 찾아 헤맨다. 

그러다 영혼의 반쪽을 만나게 되면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고 하나가 되며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인용해 시작하는 '반쪽의 이야기'

얼핏 사랑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사랑' 이야기 만은 아님이 분명한 영화다.



'사랑은 엉망진창이고 끔찍하고 이기적이고 대담한 것이다'

 -엘리 추 




미국의 작은 마을 스쿼하미시에 사는 중국계 미국인 엘리 추.  

돈을 받고 동급생들의 학교 과제를 대신해주며 자신의 명석한 두뇌를 이용한다.





내성적이고 조금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성격 때문인지 책이나 공부 같은 혼자 갖는 시간, 혼자 하는 것들을 좋아한다. 

19살, 또래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들에는 영 흥미가 없다.


그렇게 자신이 쌓아 올린 세상에서 조용히 지내던 엘리에게 자신의 러브레터를 대신 써달라며 나타난 '폴'





폴이 사랑에 빠진 상대는 학교 퀸카인 '애스터'

한 통의 편지만 써주고 말아야지 했던 엘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답을 보낸 애스터. 


그렇게 폴을 가장해 애스터와 러브레터를 주고 받으며 애스터와 진정한 정신적 교감을 하고 있음을 느끼는 엘리


사랑은 비이성적이며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엘리였지만, 에스터로 인해 마치 잃어버린 반쪽을 만난 것처럼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타인을 만났다는 충만함을 느낀다. 




조용하고 잔잔했던 엘리의 삶에 균열을 일으키는 폴과 애스터.


엘리는 실패하고 좌절하고 끔찍하고 이기적이겠지만 대담하게, 더 나아가기 위해 하나의 세계를 부순다.

반쪽에서 오롯이 스스로 '하나'의 존재가 되기 위해.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일은 로맨틱하잖아'

-폴 먼스키 




수제 소세지 가게를 하는 부모님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폴.

애스터를 짝사랑 하지만 쑥맥에 말주변이 없어 고백은 커녕 그녀에게 말 한번 붙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낸 로맨틱한 고백 방법 '편지' 하지만 그럴듯한 말도, 로맨틱한 말도 몰라서 엘리를 찾아간다.





엘리의 '단기집중과외' 로 애스터와 식사까지 하게 된 폴.

애스터는 너무나 예쁘고 친절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엘리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녀가 궁금해진다.





자신이 엘리를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고 엘리에게 무작정 키스하려 하지만 뿌리치는 엘리. 그리고 알게 된 엘리의 감정.


혼란스러운 시간들을 보내고 답을 내린 폴은 '엘리' 라는 사람 그 자체를 이해하고 좋아하려고 한다.


"난 늘 사랑은 한 가지 방식뿐이라 생각했어. 올바른 방식 하나.

 하지만 더 많아.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아. 난 사랑의 방식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을 관두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

  



'난 많은 사람과 비슷해, 그래서 아무도 아닌 셈이지'

-애스터 플로렌스

 



어딜 가나 주목 받은 예쁜 외모에 학교 킹카와 사귀 애스터.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공허함과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하다.


교회 목사인 아버지 때문에 지겨워도 매 주 웃으며 예배에 참석해야 하고, 숙녀처럼 행동할 것을 강요받으며 학교를 졸업하면 집안끼리 정한 결혼까지 해야 하는 처지다. 


자신의 꿈, 미래에 대한 결정권을 모두 빼앗긴 애스터.

그녀는 자신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 줄 누군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그 때 마치 신의 계시처럼 그녀에게 전달 된 폴의 편지로 가장한 '엘리의 편지'.


애스터는 자신의 깊은 곳까지 이해하는 듯한 폴의 편지로 인해 누구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었던 자신의 진짜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그렇게 점점 폴에게 끌림을 느끼는 애스터. 




하지만 엘리의 폭탄 발언으로 애스터는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대담한 선을 긋는다.



덧붙이는 말 : )


사랑이란 완전함에 대한 추구와 갈망에 붙인 이름일 뿐이다 

-플라톤 '향연'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 얼마나 작고 단순했는지 깨닫게 하는 영화였다.


'반쪽의 이야기'는 분명 이성과의 사랑이야기는 아니었다.

잃어버린 내 반쪽, 내 연인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반쪽인 내 존재가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흔들리고, 혼란스럽고 상처 받지만 그 일련의 시간들을 겪으며 깨닫고 대담하게 내 세상을 키우는 일.  

내 스스로가 단단해지고 완전해지기 위한 이야기였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단조로운 흐름이지만 여러 인용문을 사용해 영화를 좀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보는 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주는 영화였다.




마음이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사랑 <청설>

<스탠바이, 웬디> 꿈을 향한 모든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반응형

댓글